월 40만원에 내집 장만...꿈을 가능케 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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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간 주거정책, 제자리 찾기②] 한때 각광받던 영국의 주택임대정책
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이르지만 정부는 그저 부동산 활성화에만 혈안이 된 모습입니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대표 정책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완화시킨 데 이어 2주택자 전세 소득 과세를 철회하고 재건축완화 정책도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사례를 싣습니다. [편집자말]
남의 집에 처음 세를 들어 살기 시작한 건 1990년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였다. 영국에는 월세만 있었는데, 그래서 대학 시절엔 기숙사나
영국인 가정집에서 방 한 칸에 대한 월세만 내고 자취생활을 했다. 장장 7년간 자취생활을 하던 내가 영국에서 방이 아닌 집 임대를 처음 하게 된
것은 1997년 박사과정 때였다. 당시 나는 같은 대학원과정에 있던 한 영국여학생과 사귀고 있었다. 우린 당시 각각 다른 영국 가정집에 방만
임대하여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계산을 해보니, 둘의 월세를 합해 집을 임대하면 각각 30%의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나는 바로 영국 여자친구에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동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곧 우리는 같이 살게 되었다. 동거한 지
한 달째인 1997년 10월 1일, 여자 친구는 내게 뜬금없이 "결혼해 줄래?"라고 청혼했다.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우린 어느새 결혼
16년 차이자 1남 1녀를 둔 중년부부가 됐다.
▲ 아이들이 어렸을 적, 우리 가족 모습 | |
ⓒ 김성수 |
결혼 후 1년 반 만인 1999년 우리는 25년에 걸쳐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서 영국의 한 중부지방에
민간임대주택을 샀다. 당시 우린 은행과 연 5% 정도의 이자를 25년 동안 내고 원금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우리 가족 수입은 한화로 한
달 200만 원 정도였다. 그 중 대출금 원금과 이자를 합해 월 40만 원 정도를 은행에 납부했다. 25년이란 단어만 놓고 보면 숨이 막힐지
모르겠지만, 향후 25년간 은행에 갚아야 할 액수가 고정된 것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부부에게 유리한 대출 계약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6월 보도한 것에 따르면, 1997년 당시 일반 주택 가격은 지역 연평균 소득의 3배 정도였다. 브리스톨은
3.1배, 맨체스터는 2.3배, 버밍엄은 2.8배, 뉴카슬은 3.1배, 브라이튼은 3.8배였는데, 2014년 현재 맨체스터 4.6배, 뉴캐슬
5.2배, 브리스톨은 6.2배로, 18여년 전보다 2배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봄, 난 10년의 영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아내는 영국에 둔 채 혼자 귀국했다. 직장은 얻었지만, 전세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할 수 없이 6개월 동안 이산가족 생활을 했다.
결국 처가의 도움으로 조그만 아파트 전세를 마련했고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년 후 재계약 시점에 전세가
2500만 원이나 올랐고 이때도 처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모든 가족이 한국에서 사는
동안 우리 영국집은 월세를 주었다. 우리 월세 수입의 50% 정도는 은행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는데 쓰였고 15% 정도는 부동산에 지불하는
관리비, 또 15% 정도는 집수리비나 보험비 등으로 쓰였으며 20%정도만 우리가 쓸 수 있었다. 2008년 12월 말, 아내는 다시 영국으로
들어갔고 그 사이 나는 여러 가지 일(관련기사 : 내가 이영조 진실위 위원장을 고소한 이유, 이영조 진실위위원장의 기막힌 역사인식)을 처리한 뒤 지난 2월 영국으로 돌아와 다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주거 혜택 주는 영국
한국과 영국에서 모두 세입자 생활을 해
보았지만 아내와 처가 덕에 심한 고생은 안 해 본 것 같다. 그러나 한국과 영국의 임대차제도에는 차이가 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전월세 가격은 전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맡겨져 있다. 주택임대료 산정에 있어 정부가 제시한 공적기준이나 임차인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는 무척
열악한 수준이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지역에 따라 지자체에서 마련한 지역별 주택 임대료 기준이 있다.
영국 임대주택의 주된
공급주체는 지자체다. 지자체가 해당 지역 내 주민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할 경우 중앙정부에서는 보조금 혹은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준다. 더욱이
임차인이 사회적 약자이거나 장애인일 경우 더 많은 혜택과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임대료 지불능력이 없는 빈곤계층에게는 임대료를
할인해주거나 보조해준다.
전직 보건부 공무원이었던 베티 윌리암슨씨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현행 영국의 임대주택제도는 동성애자,
싱글맘, 사회적 ......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9732&CMPT_CD=P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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