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횡포 진저리…‘치킨 협동조합’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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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8.27 20:16수정 : 2014.08.28 09:49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였던 이민호씨
본사가 재료·마케팅비 등 떠넘겨
밤새 일하고도 인건비도 못벌어
동생 등 지인 모아
협동조합 세워
“치킨 양 안속이고 정직하게 승부”
대형 치킨점 프랜차이즈에 맞선 ‘치킨 협동조합’이 떴다. ‘치맥 반란’에 나선 이들은 치킨집 운영과 생닭 유통에 잔뼈가 굵은 이민호(52)·이민철(51)씨 형제다.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서 10여년간 ‘ㅁ치킨집’을 운영하던 형 민호씨는 ‘본사의 횡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고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재료비를 올려 받는가 하면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점주에게 부담시켰다고 한다. 갑자기 신메뉴를 출시했다며 재료를 떠넘기기도 했다. 1만5000원짜리 치킨을 팔아도 이런저런 비용을 빼면 손에 쥐는 것은 닭 목처럼 앙상한 1500원 정도였다고 한다. 밤새 일해도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공급 원가를 마리당 4800원에서 5460원으로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조사가 진행 중이다.
민호씨는 닭을 튀기는 대신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동생 민철씨 등 사람들을 모아 지난달 1일 ‘을살리기 새희망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으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독자적인 치킨 브랜드도 만들었다. 횡포에 시달려온 ‘을’들이 나섰다는 뜻에서 ‘을 희망’(Ul Hope)과 ‘협동조합’(Coop)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유에이치시(UHC)치킨’(다른 명칭 ‘쿱스치킨’)이다. 민철씨는 27일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를 상호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민호씨는 가격 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에 1만5000원인 ‘업계 평균’을 따르기로 했다. 가격을 낮춰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와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가격을 내렸다가 다른 치킨집 사장들이 입을 피해도 고려했다. 대신 이씨는 “고객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치킨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치킨집에서는 1㎏짜리를 뜻하는 ‘10호 닭’을 쓴다. 하지만 두 마리를 시키면 이보다 200g가량 가벼운 ‘8호 닭’ 두 마리를 튀기는 ‘관행’도 있다고 했다. 민호씨는 “많은 양을 주문한다고 작은 닭을 쓰는 꼼수는 부리지 ......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31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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