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CSV’ 경영 확대…사회적 책임 회피 수단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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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싱크탱크 광장
SKT 등 기업들 전환 사례
늘어
‘책임경영’과 개념 혼동으로 혼란
‘책임경영= 기업의 선행’ 오해도
“원칙과 방법 중 하나” 구분 필요
국내 대기업들이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연계한
공유가치창출(CSV)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위개념인 사회책임경영(CSR)과의 관계 설정 등에서 적잖은 오해와 혼선을 빚고 있다. 자칫 기업의 본질적인 사회적 책임을
왜곡하거나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올해 들어 기존
사회책임경영팀을 공유가치창출팀으로 전환했다. 김정수 공유가치창출팀 실장은 “사회책임경영이 회사의 명성을 높이는 차원이라면, 이제는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사회적 가치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사회책임경영팀의 주 업무였던 사회공헌 사업은 계속
수행하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지속성장추진팀과 사회공헌팀을 함께 운영하던 아모레퍼시픽은 사회공헌팀을 공유가치창출팀으로 전환했다.
오정화 지속성장지원팀장은 “지속성장지원팀에서 노동·인권·환경 등 기존 사회책임경영을 수행하면서 공유가치창출팀과 협업하는 형태다.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큰 틀에서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공유가치창출을 사회책임경영의 진화된 개념 또는 대체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엘지(LG)전자는 기존 사회책임경영팀 업무를 더 확대하고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있다. 각 부문 임원들이 모여
사회책임경영을 논의하는 지속가능경영임원협의체도 신설했다. 김민석 사회책임경영팀장은 “공유가치창출은 사회책임경영의 부가적 성과다.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런 엇갈린 행보는 무엇보다
사회책임경영과 공유가치창출의 개념과 범위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데서 기인한다. 공유가치창출 도입에 적극적인 쪽은 기존 사회책임경영의 범위를
사회공헌활동 정도로 국한한다. 곧 사회책임경영을 경영활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업의 선행’쯤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기업의
지배구조부터 제품, 고객,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의 영역을 포괄한다.
지난달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회책임과 공유가치창출의 혼동’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마르틴 노이라이터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는 “사회책임경영은 전반적인 경영의 플랫폼이다. 그 위에서 구매·연구개발·제품생산·의사결정 등이
이뤄지는 것이다. 반면 공유가치창출은 지역사회 등 일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인가, 우리 회사의 상품인가, 우리 회사 직원들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유가치창출이 회사 직원과
작업장, 핵심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커피·제과 다국적기업인 네슬레의 상반된 사례를 보자. 네슬레는 남미·아프리카 등 커피와 카카오
원산지에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배에 필요한 현대식 시설을 설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지의 농가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네슬레는 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받는다. 공유가치창출의 대표적 사례다. 반면, 네슬레는 몇해 전 초콜릿 원료인 오일팜 재배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8&aid=0002251939&sid1=001&lfrom=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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