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도 이젠 '브랜드 시대'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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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10) 브랜드 없는 경남
지난 25~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강원도 현장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이윤이 아닌 사람 중심의 대안 경제로 주목받는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교육 내용이었습니다. 원주, 강릉, 횡성, 춘천을 다니며 사회적경제 조직인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이들과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강원도 역시 지역 경제가 농촌 인구 고령화와 지역 인재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 경제로 사회적경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협동과 상생의 가치로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강원도가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또 어려움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살펴보는 기회였습니다. 이 내용을 토대로 '우리 동네 사회적경제'에서 경남지역 사회적경제의 현주소를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강원도에는 있지만, 경남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회적경제 브랜드'다. 강원도에는 사회적경제 주체, 다시 말해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판매 물품이 하나의 브랜드로 묶여 있다.
우선 이 브랜드는 '사회적경제'나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 말보다 친숙하다. 딱딱해 보이지 않고, 지역색을 나타내면서 말랑말랑한 단어가 쓰인다. 소비자가 사회적경제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는 긍정적이다. 강원도에 있는 사회적경제 관련 브랜드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강원도 사회적경제 브랜드는 통합 브랜드 없이 여러 브랜드가 혼재된 문제점도 안고 있었다.
◇마음고리
지난해 2월 강원도는 '사회적경제 공동 브랜드' CI(통합 이미지)를 선포했다. 그 이름이 '마음고리'. 생산자와 소비자, 풀뿌리기업과 지역 주민, 강원도민과 국민, 한국인과 세계인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고리'라는 뜻이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핵심 가치인 상생과 협력의 의미를 담아냈다.
이 브랜드는 강원지역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에 적용된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브랜드를 써서 제품을 팔거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3년 신설된 강원도 사회적경제과 관계자는 "강원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포장지 등에 공동 브랜드인 '마음고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브랜드를 만든 까닭은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데 있다. '마음고리'가 상품에 표기돼 있으면 소비자는 강원지역 사회적경제 제품·서비스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또 사회적경제 기업 대부분이 홍보와 마케팅에 능숙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 같은 공동 브랜드 전략은 개별 조직이나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대신해준다. 사회적경제 조직으로서는 별도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가 있다.
공동 브랜드가 사회적경제 조직의 자생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조직이 이 브랜드에 기댄 나머지 자체적인 마케팅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될 법하다.
◇봄내가 자란다
이보다 앞서 춘천에서는 '봄내가 자란다'라는 공동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지난 2012년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원사들이 함께 만든 공동 브랜드다. 이 역시 춘천권 지역 물품과 더불어 사회적경제 영역의 기업과 단체가 생산하는 제품, 서비스를 공동으로 알리고 판매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춘천권 지역물품 착한소비 브랜드'라고 표방해 소비자 반응과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역 물품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활동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봄내가 자란다'라는 브랜드에 응축돼 있다.
사회적기업인 '봄내살림'에서 양도한 브랜드를 디자인·마케팅 전문 예비사회적기업인 '소박한풍경'에서 구축했다. 소박한풍경 지은진 대표는 "춘천(春川)을 우리말로 풀어쓴 이름이 '봄내'이고, '자란다'는 발음하면 '잘한다'로 들리기도 한다"면서 "요즘엔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건배사로도 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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