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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부동산 중개시장에 '협동조합' 진출이 허용된다. 공인중개사 등 모여 만든 협동조합도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차리고 영업하는 게 가능해진 것. 상법상 중개법인과 공인중개사만 가능했던 '영업 빗장'이 풀린 것으로 부동산 중개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연내 협동조합의 부동산 중개시장 진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개정안은 10월 국무회의를 거쳐 11월쯤 시행될 예정이다.

협동조합은 비슷한 일을 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조합원들이 만든 일종의 회사이지만 최대주주가 지배하는 일반기업과 달리 1인1표의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2012년 업종과 분야에 상관없이 5인 이상이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79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출범했지만 부동산 중개시장은 영업규제로 인해 이 분야에 특화된 협동조합이 전무한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취지에 맞게 부동산 중개시장에도 자주적, 자립적 협동조합의 활동을 촉진하고 중개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도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개설 등록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상법상 중개법인과 공인중개사만 가능했다.

협동조합 역시 법인이기 때문에 설립기준은 공인중개사법상의 중개법인과 똑같이 적용된다. 최소 출자금(자본금) 5000만원 이상이며 조합원의 3분의 1 이상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하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이렇게 설립된 협동조합은 중개법인과 마찬가지로 중개업, 분양대행, 권리분석 등의 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지역별(기초자치단체)로 중개사무소를 열고 영업하는 게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이 전국 8만3000여명에 달하는 공인중개사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역량있는 공인중개사들이 중개법인에 소속되지 않고도 협동조합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개정보를 공유하면서 영업력을 배가시킬 수 있어서다.

예컨대 서울시내 각 자치구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모여 ‘서울공인중개협동조합’(가칭)을 설립할 경우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중개업을 할 수 있는 것. 전국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민주적 조직체인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뭉쳐 다양한 영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공인중개사도 조합을 통해 정보를 공유?관리하면서 영업을 확장함은 물론 생활협동조합등 소비자조합과 연계해 또 다른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들이 협동조합으로 조직화 및 대형화되면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다만 일각에선 협동조합이 공인중개사들의 짬짜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