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은 앞으로 나아가는 단계가 아니라 본질 그 자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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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사회적경제의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⑥
‘2023 사회적경제 트렌드, 협업’ 주제로 좌담회 진행
협업의 정의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활용 전략 논의
최근 사회적경제기업의 비즈니스 실현 및 확장 트렌드로 ‘협업’이 부상하고 있다. 소규모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방식이다. 특히 협업은 사회적경제기업은 물론 대기업 중소기업 민간기업, 나아가 공공과도 가능하기에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러 기업(조직)이 모여 각자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공통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협업.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이로운넷>이 소개한다. |
“협업은 사회의 조직체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하죠. 그게 없이 할 수 있는건 없고요. 그러니까 협업이 왜 필요하냐, 협업이 중요하냐의 문제는 사실 ‘당신이 인간입니까?’라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장은 조직을 운영할 때 협업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협업은 조직의 상황, 발전수준, 주변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협업을 초기단계에서 시작해 점점 성숙하면서 무엇인가 완성해 가는 것은 아니”라며 “협업은 완성을 위해 가는 단계적 내용이 아니라 그냥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협업은 빼놓을 수 없는 조직 운영 전략이다. 특히 소규모로 운영되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협업이 필수적이며, ‘시장의 상호 교류(협력시장)’도 가능하기에 협업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시장의 상호 교류란 특정 제품·서비스를 소비하더라도 이왕이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생산한 것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김 소장은 “협력시장은 일반 기업에서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사회적경제는 가능한 영역”이라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사회적경제 조직의 특성에 맞춘 협업 체계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로운넷>이 ‘사회적경제의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지난 16일 ‘2023 사회적경제 트렌드, 협업’을 주제로 온라인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협업의 정의를 다시한번 짚어보고,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활용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장, 김종필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기획실장,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업성장팀 팀장,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사회: 박미리 이로운넷 취재 팀장 ▶정리: 정재훈 이로운넷 기자▶참가자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장 김종필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기획실장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업성장팀 팀장 이채진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대표 |
Q. 협업 활성화를 논의하기 전에 협업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 갔으면 좋겠다.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장(이하 김재춘) 협업을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여러 자료에서 협업에 대해 정의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굉장히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여러 기업이 제품 개발 등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사회적경제 쪽에서는 ‘크리에이팅 셰어드 밸류(Creating Shared Value)’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공동 또는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호 보완하고 협동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협업을 보는 범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같이 하는 행위를 무조건 협업이라고 보지 않는다. ‘분업’을 ‘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몇몇 기업의 경우 생산업체, 마케팅업체, 홍보업체, 재료공급업체와 함께 협업한다는 말을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밸류체인에 대한 전반적인 비즈니스 구성이지, 협업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처음에는 위와 같은 방식에 대해 아니라고 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런 방식을 반드시 협업이 아니라고 볼 필요가 있을까. 협업의 다른 형태가 아닐까. 스펙트럼처럼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협업에 대한 이해는 전부 다르다.
Q.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김재춘 당연히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조직들은 대체적으로는 작고, 힘이 없고, 초기단계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하지 않거나, 아니면 재정적으로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협업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경제에서의 협업을 목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연대와 협력, 사회적가치 등. 협업을 도구가 아니라 목적에 가깝게 접근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회적경제 기업에서는 사회적가치, 경제적 가치를 전부 포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중에 하나가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경제조직이 갖고있는 취약점이나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따져봤을 때 협업은 충분히 쓸만한 전략중 하나다.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업성장팀 팀장(이하 안수진) 사회적경제조직들은 다양한 자원을 동원하기 편리하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괄하고 있기에 민간이나 공공의 자원을 동원하기가 훨씬 더 쉽고 파트너십 맺기도 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진흥원에서 협업 네트워크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왜 협업을 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공동 사업이나 매출 확장을 떠나 혼자서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너무 복잡하니까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협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정리하면 전략적으로 부족한 자원들과 파트너십을 확보하기 위해 또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협업은 당연하다.
Q. 현장 상황을 들어보려고 한다. 다양한 기관(기업)과 협업을 하고 있는 코끼리공장은 실제로 협업이 비즈니스 확대나 매출증가에 어떻게 도움이 됐는가.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이하 이채진) 우리 기업은 전국 단위의 여러 기관과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들과 다양하게 협업하고 있다. 이같은 협업방식이 매출이나 수익 사업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진행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주요 사업인 장난감 순환. 더 많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나눠준다는 측면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획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대기업들은 우리 기업이 장난감 순환을 하는 시스템을 더 확대하고 고도화하고 이것이 향후 수익이 될 수 있을만 한 근간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도와주는 것 같다.
Q. 직접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기에 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건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채진 협업을 하기 위해 200여개 정도의 기업을 만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10개 정도의 기업과 협업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로 "진정성"을 너무 많이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기업에서는 돈일수도 있고 마케팅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정성은 사회공헌 비용으로 정말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진정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을 도울 의향이 있는가 등 근본에 대한 고민이었다. 진정성이 맞으면 목적성이 같다. 많은 돈을 주지 않더라도 우리와 진정성이 맞을 경우에만 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상대 기업에서는 우리의 이런 모습을 오히려 진정성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1000만원에서 시작한 예산이 3억~5억원까지 늘어나거나, 3억원으로 시작한 예산이 30억원으로 늘어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다.
협업을 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협업에 대한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필요한게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기업을 잘 찾을 수 있다. 아무생각없이 만나면 서로 힘들고 괴로운 시간만 보내다가 헤어지기에 나의 철학을 생각해보고 깊게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Q. 현 정부에서 특히 사회서비스 분야의 사회적경제조직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협업 네트워크 사례 조사’를 진행할때도 사회서비스 분야에서의 협업이 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협업이 사회서비스분야 사회적경제조직 활성화에 실제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김종필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기획실장(이하 김종필) 간단하게 말하면 도움이 안된다면 협업을 안할 것이다.
특히 가사나 공동육아, 돌봄 등 대표적인 사회서비스 분야들은 연합조직이 있다. 연합조직이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협업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사협연합회만 보더라도 협업을 통해 경영 안정성이나 지속가능성 등을 더 확장할 수 있다. 신규 조직들의 경우에는 경험이나 자원 모든게 부족한 상태이다 보니 처음에 설정한 사업 외에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느 분야로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사업을 같이 하면서 기존 조직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하며 양적으로 확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사회서비스의 특징은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가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회서비스가 정책이나 제도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그 사이에는 정책이나 제도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도 있다. 하지만 개별조직은 자원이 한정적이어서 제도나 정책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회적경제조직의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Q. 사회서비스 분야의 협업 모델 중 소개해 줄만한 것이 있는가.
김종필 가장 대표적인게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다. 많은 분야의 사회서비스 조직들이 협업을 진행한 케이스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인 것 같다. 안산이나 전주, 부천 등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 기존 돌봄 조직이 있고 주거나 식사 등 다양한 부분과 결합한다. 특히 의료사협이 있는 곳은 방문진료까지 결합되어 사회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커버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의료사협에서 진행하려는 것도 통합돌봄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통합돌봄에서는 방문의료가 제일 중요한데 기존 의료기관에서는 방문의료를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진행되는데, 그중 10여곳의 의료사협에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사협도 재택 의료의 역사가 아주 깊지는 않다 보니 시스템이 잘 안맞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제도 초기인 만큼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기존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예정인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이 두가지를 대표적인 협업 모델로 소개할 수 있겠다.
Q. 현장에서 여러 가지 방식의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이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진흥원에서 어떤 협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가.
안수진 진흥원의 대표적인 협업지원사업이 업종 지역 네트워크 지원 사업이다. 12개소를 선정해 1개소 당 2000만원 이하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이 적어도 해마다 꽤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이유는 공동으로 어떤 일을 모색할 때 활용하기 가장 좋은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이 사업은 크게 두 개 트랙으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트랙은 보통 협업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공동 협업이나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하는 등의 작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두 번째 트랙은 공동사업을 하며, 공동 역량 강화나 사회적성과 제고와 관련한 두가지 방식으로 지원했다. 아마 올해도 이같은 기조는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 같다.
또 지원 사업 중 전문 컨설팅 지원 사업도 있는데, 그 안에 몇가지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우선 공동의 과제를 할 때 공동 컨설팅을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은 공동프로젝트에 대해 전문가와 매칭해 들어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협업 활성화지원 컨설팅 사업에서는 지난해 기준 8개소 정도를 선정해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해 컨설팅과 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이었다. 추가로 혁신형 모델 발굴 지원사업 안에서도 혁신형 모델 안에 공동 사업이나 소셜프랜차이즈 등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Q. 협업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김재춘 협업은 기업이 자원이나 가치 등 줄게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없다면 사실 누군가와 협업하기가 좀 어렵다. 상대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내용과 자원을 공고히 하는게 우선 하나가 있다.
협업은 맛들이기 나름이다. 협업을 한번 성공시키고 상당한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기건 “내가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걸 누구와 할까‘를 고민한다. 이것은 관점 전환의 결과인데, 관점이 전환되려면 작은 성공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협업)사업이 굉장이 중요한 것이다. ”이거 이렇게 하면 된다“는 작은 성공의 경험이 그 다음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김종필 기본적으로는 공동의 목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필요와 욕구도 필요하다. 아까 재택의료센터를 언급했는데, 사실 막상 하려고 보니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개별 의료사협들이 공동의 목표가 생겼다. 재택의료센터를 잘 해내는 것. 이것을 위해 우리 내부 회원사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눈다. 내부에서 협업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김재춘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자원이나 지식들이 서로 주고받는게 잘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사업이 활성화돼서 시장 확장으로 연결돼야 협업이 끊기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채진 협업은 결혼생활이랑 비슷하다.(웃음) 결혼을 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협업을 하기위해서도 소통이 중요하다.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게 당연히 필요하다. 만났다고 끝이 아니다. 나와 상대의 언어와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이것을 잘 맞춰나가기 위한 노력도 해야한다.
엄청난걸 기대하고 협업을 시작하면 안된다. 작게작게 시작해서 그 가치를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결혼을 해도 단박에 아이를 3명 낳을 수 없는 것과 같다.(웃음)
안수진 협업은 사업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조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명확한 목표나 R&R도 있기 어렵다. 사업을 받으면 좋은게 좋은 거니까 한번 해보자 이런 형태로 진행했던 협업들은 결국 지속되지 않고 중간에 깨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제대로 된 협업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 자체를 일반화된 성과로 보여지는게 아닌가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우리도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 협업이 확장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다운 연대와 협력의 경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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