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도 '87년 체제에서 벗어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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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도 '87년 체제에서 벗어날 때
[마을학개론 4] 마을공동체는 어디에 있나
"그런데 마을은, 공동체는 다 옳은가? 세상에 이곳 말고 다른 곳은 없는가. 이 길 말고 다른 길로 가면 안 되나. 사람이 살만한 마을은, 공동체는 대체 어디쯤 있는가. 있기는 한 것인가."
도시를 떠나 농촌 마을로 내려와 살아갈수록 이런 의심과 오해가 줄어들지 않는다. 해소되기는커녕 자꾸 점증한다. '마을에서 먹고 사는 법'을 고민하고 연구할수록 예측 가능하지 않은 마을생활의 미래가 불안하다. "마을에서 사람 꼴을 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먹고사는 건 힘겨운 일"이라는 합리적 의심만 굳어진다. 무력감이나 패배의식이 자꾸 시비를 건다.
알고 보면 전적으로 개인의 무능력과 무기력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아닌듯하다. '마을에서 사람답게 먹고 사는 일'은 개인의 노력이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적인 분석의 결과는 아니지만 살아보니 그렇게 체감된다. 결국, 마을이 문제가 아니고 나를 둘러싼, 마을에 딛고 선 사회가, 국가가 문제라는 확신에 이르렀다. 도시 난민 처지 일 때는 물론이고 마을로 하방해 마을주민으로 살면서도 '먹고 살아야 하는 공포', '타인이 가하는 상처와 불신'은 끝내 해소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는다.
아무리 마을 속으로 깊이 들어가 조용히 지내려 숨죽여도 마찬가지다. 설사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문제라 해도 결코 개인들끼리 사사롭게 해결할 수는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요행히 지구 끝이나 하늘 끝에 닿는다 해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국가나 정부의 통제와 지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개인주의나 무정부주의로 철저히 무장해도 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공공이 개인을, 사회와 국가가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보살피고 돌보지 않으면 마을에서 잘 살아갈 수 없다는 게 결론이다. 마을공동체는 국가나 정부 앞에 아직 역부족인듯하다.
그런 사실과 진실을 국가와 정부를 전혀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 앞에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을 앞에서 당당하거나 오만하다. 심지어 마을이나 공동체가 먹고 사는 책임은 온통 마을 사람 너희들에게 있다고 자꾸 주입하고 겁박하고 있다. "너희들끼리 자급하고 자조하고 자치해서 끝내 자족하라"는 것이다. 그토록 미신 같은 '마을공동체론' 또는 '사회적 경제기술'을 법으로, 제도로, 정책으로 만들어 시중에 무차별 유포하고 선동하고 세뇌하고 있다. 심지어 본디 마을도 아닌, 마을이 될 수 없는 도시에서, 단지 마을을 그리워할 뿐인 순진하고 순정한 도시민들에게까지....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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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06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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