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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2.0] 폐차 가죽시트·안전벨트로 만든 가방 “방탄소년단도 메고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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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485회 작성일 19-03-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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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2.0] 폐차 가죽시트·안전벨트로 만든 가방  

“방탄소년단도 메고 다녀요”   




모어댄 최이현 대표 “가치 없는 이윤 의미 없죠”  


 

 

[편집자주]

사회적 기업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저 고용을 위한 '착한 기업'을 넘어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경쟁력 있는 사회적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을 격주 월요일 소개합니다.

 

2009년 5월 5일.

영국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최이현(38)씨는 평소 ‘드림카’였던 중고 ‘BMW 미니’ 한 대를 샀다. 장애인 할머니가 몰던 차였는데 운 좋게 700파운드(100만원)에 건네 받았다. 영국에 와서 고생한 자신에게 주는 어린이날 ‘셀프 선물’이었다. 반려 동물처럼 애지중지 관리했지만 2년도 못 돼 차는 산산조각 났다. 길가 주차장에 세워 놓았는데 누군가 세게 들이 받고 뺑소니를 쳤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고개를 흔들었고 앞뒤가 다 구겨진 차를 본 보험사 직원도 “수리비가 2,000만원은 넘을 것”이라며 폐차를 권했다. 최 씨는 아쉬운 마음에 찌그러진 차체를 뒤져 시트만 떼 집으로 가져왔다. 친구들은 위로랍시고 “시트 가죽은 일품”이라고 했다. 그 때는 몰랐다. 그 가죽이 그의 업(業)에 ‘영감’이 될 줄은.

6년 뒤인 2015년 6월 5일.


최 씨는 폐자동차에서 재활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가죽시트와 안전벨트, 에어백으로 가방과 지갑을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전문 사회적 기업 ‘모어댄’을 만들었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을 넘어 재활용품에 디자인이나 활용성을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걸 말한다.

모어댄은 요즘 업사이클링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업체다. 작년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지속 가능 발전포럼’에서 모어댄 가방을 직접 들고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초기 자본금 1억원을 지원하고 홍보와 마케팅 등을 돕는 등 모어댄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과 레드벨벳의 예리 등이 모어댄 제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6년 1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2017년 4억원에서 작년 20억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경기 고양 스타필드와 제주면세점에 직영점이 있고 영국과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15개국에 가방과 지갑을 수출한다. 미국 진출을 목표로 얼마 전 어바인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가방 그 이상의 가치

모어댄(MORETHAN)은 ‘가방 그 이상의 가치’란 뜻이다. 모어댄의 브랜드 컨티뉴(continew)는 ‘continue’와 ‘new’의 합성어로 ‘지속 가능한 새로움’을 추구 한다. 창립일인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양화로 모어댄 사무실에서 만난 최 대표는 “회사 이름과 브랜드명, 창립일에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중고 자동차의 다른 부품과 달리 시트와 안전벨트는 재활용이 어려워 그냥 땅에 묻어 처분해야 한다. 폐기량만 연간 400만톤 이상이다. 최 대표는 “자동차용 가죽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 강하고 사람들이 수만 번 앉았다 일어나 길이 잘 들어있는 좋은 가죽”이라며 “이대로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재료”라고 했다. 시트 재활용은 자동차 회사의 매립비용을 줄여주고 환경도 보호하니 ‘일석삼조’다.

폐가죽을 세척해 왁스와 클리너로 냄새를 없앤 뒤 말려주고 가죽 크림까지 바르면 특유의 광택이 되살아난다. ‘다시 태어난’ 가죽은 40년 간 가방을 만든 장인(匠人)에게 보낸다. 모어댄 가방은 폐가죽 수거부터 출시까지 평균 4개월이 걸린다. 최 대표는 “시간이 많이 드는 만큼 더 자신 있게 고객에게 내놓을 수 있다. 제품의 질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방 하나 가격은 20만원, 지갑은 5만원 수준이다. 그는 “가죽 전문가에 따르면 자동차 가죽이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 가죽보다 네 배 정도 질이 좋다고 한다. 가성비는 아주 뛰어난 셈”이라고 했다.

에어백으로 만든 가방들. 자세히 보면 자동차 브랜드와 고유넘버가 그대로 찍혀있는 걸 알 수 있다. 윤태석 기자

모어댄은 에어백으로도 가방을 만든다. 에어백은 생명과 직결된 안전 장비라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폐기물은 100% 매립된다. 충돌 시 0.03초만에 부풀어 오르고 충격과 열에 강한 에어백은 최 대표의 눈엔 더 없이 좋은 가방 재료다. 모어댄 사무실에 전시된 에어백 가방에는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고유넘버가 그대로 찍혀 있다. 최 대표는 “여름은 가죽 제품이 잘 안 팔리는 비수기다. 에어백 가방은 이 시기에 매출을 회복해 줄 수 있는 유용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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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2280959792581?did=NA&dtype=&dtypecode=&prnew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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