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스스로 측정해 보는 게 사회적 가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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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사회적금융포럼, 'ESG 시대의 사회적 가치 측정 흐름' 세션 진행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대담
급변하는 시기에 우리 사회에서 금융의 새로운 역할과 모델을 고민하고, 국제적인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자리가 열렸다. (재)금융산업공익재단과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주최한 2023 사회적금융포럼은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한 금융_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금융의 역할'이란 주제로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지속가능 금융 ▲지역 금융의 역량 강화 ▲공익법인 ▲포용금융 ▲사회적가치 ▲ESG ▲사회연대공제 등 다양한 주제로 세션이 열렸다.
첫날인 25일 오후 2시에 서울시 중구에 있는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ESG 시대의 사회적 가치 측정 흐름'을 주제로 대담이 진행됐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사회적 가치 측정과 ESG 평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발표하고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ESG가 급부상하고 있는 시대에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해 도현명 대표는 "ESG는 주가에 반영하는 리스크를 중심으로 다룬다. 주로 환경‧사회‧거버넌스에 관해 부정적인 이슈가 있으면 점수를 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측정은 플러스(+)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두 기준의 차이를 설명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지금보다 더 좋은 걸 만들고 있는가, 더 나은 해법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도 대표는 두 기준에서 다루는 정보 수준이 다름에 주목했다. 탄소 배출을 예로 들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스코프(Scope)지수가 있는데, ESG는 최근 이 스코프 지수를 3단계까지 고도화해서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부터 고객이 사용할 때 나오는 탄소까지 측정한다. 데이터가 점점 복잡하고 방대해지고 있다. ESG는 이 데이터로 점수를 매기지만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때는 화폐가치로 환산한다.
도 대표는 "만약 내 점수가 100점 만점에 75점이라면 다른 기업과 비교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1억을 투자한 사업에서 2억의 사회적 가치가 생겨났다면 우리가 잘하고 있음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가 풍부해지면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게 사회적 가치 측정의 장점"이라고 이야기했다.
발표에 이어 허재형 대표와의 대담이 이어졌다. 이날 대담은 허 대표의 질문에 도현명 대표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허재형 대표(이하 허) - ESG는 리스크를 다루는 반면 사회적 가치 측정은 기회를 다룬다고 이야기했는데, 두 가지 개념이 마이너스와 플러스로 선명하게 대비되는 것인가.
도현명 대표(이하 도) - 현재 ESG의 7~80%는 리스크 요인에 관한 부분이다. 탄소 배출이나 폐기물 관리, 임금과 복리후생 준수 여부 등이다. 그런데 나머지 2~30%는 R&D 투자 등 과정을 다루는 지표다. 이런 기회 요인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ESG와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간극은 좁아질 거로 생각한다.
허 –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ESG에 대응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 측정 또한 개별 회사에 요구되는 정보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집하고 측정해야 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인데, 이런 수치 평가가 실효성이 있을지 궁금하다.
도 – 측정에 대한 이해도와 방법의 실효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큰 비용이 소요된다. 그래서 작은 기업일수록 측정에 투자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AI 개발로 상황이 조금 나아졌는데, 앞으로도 인공지능 방식은 꾸준히 개발될 것 같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작은 분야이기 때문에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앞서 설명했듯 ESG에 많은 '기회 요인'을 반영하는 추세라서 그 부분이 사회적 가치에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중이다. 최근 인도를 기반으로 관련 스타트업이 생기기 시작했고, 우리도 그 분야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과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허 – 하지만 작은 회사들은 여전히 ESG 평가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기에 어려운 여건이 많은데, 이런 부분을 고려하며 발전하고 있는가.
도 –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른 불공평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기업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을 배포하거나, 공공기관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작은 공장에서 사용한 전기와 가스 에너지를 입력하면 탄소 기본값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어 최소한의 대응은 가능하다. 앞으로도 그런 도구의 지원이 많아질 거라 희망한다.
허 – 오늘 여러 가지 희망적인 메시지를 들었다. 하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이다. ESG나 사회적 가치를 해석하고 판단할 때 어느 부분에 더 주목하면 좋을지 조언한다면?
도 – 이 영역에서는 한동안 '엄밀성'을 가장 중요하게 추구했다. 보이지 않는 가치의 수치화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방대한 정보 안에서 중요한 것을 선별할 시기가 되었다. 정보를 하나하나 자료화해서 엄밀하게 따지기보다는, 유의미한 정보를 위주로 다루고 그걸 잘 설명하는 구조가 우리 사회에 정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도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수준의 엄밀성이 보장되면, 적시에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현명 대표는 "남이 측정을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를 측정해 보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를 늘리고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누가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부정확하더라도 스스로 측정해 보는 것에서 사회적 가치가 생겨난다"라고 강조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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