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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벤처의 성지 '성수', 이제 젠트리피케이션을 넘어선 도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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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성시사회적경제센터 조회 1,605회 작성일 23-09-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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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크리에이티브x성수' 행사가 시작됐다. ▲'CT(컬처 테크놀로지)페어' ▲1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아트페어' ▲재즈와 대중음악이 결합한 '뮤직성수' ▲곳곳이 게임 테마파크로 변신한 '플레이성수' ▲도심 런웨이를 진행하는 '패션성수' 등 여섯 가지 주제로 첨단 문화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지난 19일 오후 4시에는 성수아트홀에서 행사 시작을 알리며 '키노트 스피치'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주제는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로 지난 10년간 빠르게 변화한 성수 지역에 집중했다. 발전과 더불어 상업화된 후 자산 인플레이션과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등에 의해 초기 목적을 잃고 상업화로 지역이 무너진 사례는 이미 많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성지로 거듭난 성수 지역이지만, 이곳 역시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큰 지가 상승폭을 기록하며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상태이다.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개발에 관한 논의를 위해 실반그룹 정경선 매니징 파트너이자, 성수동에 뿌리를 둔 루트임팩트와 HGI 창립자가 연사로 등장했다.
 

▲ 정경선 창립자가 성동구 임대료 변화 추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라이프인
▲ 정경선 창립자가 성동구 임대료 변화 추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라이프인

정경선 창립자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스타트업이 결합하여 지역이 변화한 사례는 많지만, 성수동은 소셜벤처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민해 온 것이 특별하다"라고 지역이 가지는 차별점을 강조했다. 그가 초기에 성수동에 진입한 2014년 무렵에는 3~40개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기업이 있었지만, 루트임팩트를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가 자발적으로 모여 '소셜임팩트'를 확산하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2016년 153개였던 관련 기업과 단체는 지난해 525개로 확대했다. "처음부터 어떻게 생태계를 만들어 갈지 고민했다. 하나의 대형 단체나 정부가 주도한 사례가 아니라 다양한 기관이 협력해 이뤄진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은 것은 아니다. 정 창립자는 "최근 임대료의 큰 상승과 상업화로 우리가 상상하던 지속가능한 지역과 멀어지고 있다. 확실한 문화와 지역적 특색으로 경쟁력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화에 기여해 온 곳들이 자리를 잃어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패널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 참석하여 함께 논의했다.
 

▲ (왼쪽부터) 정경선 창립자, 정원오 구청장, 허재형 대표, 김경민 교수. ⓒ루트임팩트
▲ (왼쪽부터) 정경선 창립자, 정원오 구청장, 허재형 대표, 김경민 교수. ⓒ루트임팩트

정원오 구청장은 민선 7기인 2014년부터 지금까지 성동구청장을 지내면서 성수에서 소셜임팩트 분야가 발전하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했다. 지금의 소셜밸리가 안착하기까지 성동구에서 성수동 전역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구역을 지정하는 등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구청장에 처음 당선되고 성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무렵 이 자리의 루트임팩트 두 창립자를 만났다. 그때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들었고, 당시 정책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정 구청장은 이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던 곳의 주민들을 설득해서 '도시재생 지역'으로 변경하고, 임대료를 상승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하며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했다. 그 결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하지 못하는 특색있는 카페거리가 조성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소셜벤처밸리는 지금의 성수동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다른 기업들도 성동구에 올 때 지역에 어떻게 기여할지 먼저 구와 상의한다. 그런 '소셜' 적인 문화와 가치를 공유했다"라고 평가했다.

도시와 지역계획 전문가인 김경민 교수는 루트임팩트가 성수동이라는 지역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조언을 준 바 있다. 김 교수는 성수동을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 교수가 이야기한 '공유가치(Creating Shared Value, CSV)'를 창출한 사례로 분석하며, "클러스터를 만들어 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가치는 관련 기업과 협력업체 등 많은 기업이 들어오며 생태계가 조성되며 생기는데, 이때 단순히 자원 재분배를 넘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한다"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성수는 이제 소셜벤처 생태계를 넘어서서 소셜벤처 커뮤니티인 2.0 단계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루트임팩트
ⓒ루트임팩트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들의 협의체인 '임팩트 얼라이언스' 이사장이기도한 허재형 대표는 "지역적 기반이 있었기에 임팩트 얼라이언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5년 정도 구정 과정이 있었는데, 근거리에서 대화와 교류로 신뢰를 쌓아 크고 복잡한 협업까지 가능했다"고 소회를 말했다. 이 단체를 통해 2021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약칭 벤처기업법)'이 개정될 때 소셜벤처의 법적 지위에 관한 기업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다. 허 대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큰 차원의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도 전했다. 

한편 "성수동의 발전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상업적 색채가 늘어난 점은 안타깝기도 하다"라는 소감을 밝히면서, 그만큼 높아진 임대료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현재 루트임팩트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오피스 건물 '헤이그라운드'는 주변 대비 2~40% 저렴한 금액에 입주사들이 이용하고 있다. 허 대표는 "더 많은 사회‧환경적 임팩트가 기대될수록 더 낮은 가격으로 입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건 모두 그 뜻에 동의하는 후원자와 공공, 민간 등 재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4명의 참석자의 대화가 마무리된 후 실시간으로 올라온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크리에이티브x성수 축제에 지역 주민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날 행사장인 성수아트홀을 가득 채웠다. 행사는 키노트스피치를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헤이그라운드 등 성수동 전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크리에이티브x성수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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