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협동조합 비즈니스 생태계 모색
‘연대와 협력’, ‘사회적 가치 추구’ 등 사회적경제의 기본개념은 국가와 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서비스 공급 주체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게 한다.
지난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경제조직이 사회서비스의 건강한 공급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회적경제조직이 제공하는 돌봄, 생활, 교육서비스를 어디에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알기 쉽지 않다. 기존의 사회적경제 온·오프라인 플랫폼은 주로 제품 중심으로 설계되거나 공공조달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서비스를 다루는 사회적경제조직의 참여는 어려웠다. 서울 지역협동조합협의회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지역 협동조합의 72%는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다. 이들 협동조합에게 판로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그래서 협동조합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5일, 서울시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는 160여명의 협동조합 관계자가 모였다.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와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가 준비한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플랫폼 ‘더쎈(The CEN, Cooperative Economic Network)’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상현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장은 “판매자이자 소비자인 협동조합이 모여 있는 협의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온라인 상호거래 플랫폼 더쎈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쎈은 개별 협동조합의 제품 및 서비스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몰의 구축, 주문, 결제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는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쇼피파이(Shopify)와 유사하다. 2006년 설립한 쇼피파이는 판매자가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쇼핑몰 개설부터 마케팅, 주문처리, 결제 등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직매입 방식을 가져가는 아마존과 달리 판매자들과 연합하는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김윤권 사무총장은 “더쎈은 여기에 더해 개별 협동조합의 제품·서비스를 협동조합은 물론 협동조합의 조합원 등 개인이 마케팅 및 홍보로 판매하고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평균 구매 전환율은 2%로 알려져 있다. 광고비를 투입해 쇼핑몰에 1백명이 유입될 때 평균 2명이 상품을 구입한다. 사회적경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해 그 안에서 판매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인 더쎈은 사회적경제를 잘 아는 당사자를 마케터로 내세워 판매를 촉진하려 한다.
김상현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장은 “더쎈의 공급 주체로 1백개의 사회적경제조직을 발굴해 1천개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성하고 10월 시범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