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박람회, 성장을 위해 이것만은 고쳐줘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화성시사회적경제센터
조회 1,621회
작성일 22-07-25 10:49
본문
[사회적경제 박람회 키워드로 돌아보기] 5. 아쉬움
현장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학술·정책 중심 프로그램 구성
일반 시민과 사회적경제 초보자 등 다양한 타겟 고려 필요
청년을 소비의 대상 아닌 동행하는 파트너로 대해야
부처별 칸막이와 행정 중심 시각 탈피하고 현장 중심적 사고로
제4회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경주에서 개최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다양한 체험행사를 마련해 가족, 친구, 동료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회적경제인들이 협업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실용의 장이기도 했다. <이로운넷>이 ▲사회서비스 ▲판로개척 ▲소셜문화관광 등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번 박람회를 돌아본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2018년, 2019년, 2022년, 2021년에 진행된 사회적경제 박람회.
사회적경제인들의 축제인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4회를 맞았다.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지난 2018년 대구에서 처음 개최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개최한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대전, 광주, 경주에서 열리며 사회적경제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박람회는 운영 측면에서 모양새를 갖춰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제약이 풀리며 다양한 체험행사와 함께 사회적경제인들이 편하게 모여서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람회가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제대로 기여하려면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장의 사회적경제인들에게 와닿지 않는 학술과 정책 중심의 프로그램 구성이 아쉬웠고,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사회적경제에 청년이 없어서 걱정은 하지만 정작 청년이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또한 기술기반의 업종이 주목 받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경제 영역은 먹거리와 서비스처럼 전통적인 영역에 머물렀다. 명칭에 '대한민국'을 달았음에도 모든 부처와 민간이 함께 하기 보다는 개별 칸막이 안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았던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로운넷>이 4회차를 맞이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리했다.
박람회는 학술행사? ‘박람회 타겟’ 모호...실용적인 프로그램 마련 필요
박람회를 구성하는데 있어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부스전시와 함께 양대 축이었던 부대행사는 학술 및 정책과 관련한 토론회와 포럼, 또는 개별조직의 행사가 주를 이뤘다. 박람회에는 사회적경제가 다루는 영역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만큼 타겟을 세분화 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적경제에 막 진입했거나 진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예를 들어, '설립 및 인증을 통한 사회적경제 진입 방법 소개'처럼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이미 사회적경제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 역시 비즈니스모델 수립과 브랜딩과 마케팅 방안 등 기업 운영에 도움되는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박람회의 부대행사 36개 중 현장에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공공기관 구매 상담회', '사회적경제 판로지원 활성화 포럼'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박람회 홈페이지 게재 프로그램 기준). 나머지 30여개 프로그램 중에 절반은 이취임식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 등 개별조직의 행사였고 나머지 절반은 정책 토론회와 학술포럼으로 구성됐다.
정책 및 제도에만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구성됨에 따라 현장 실무자들의 부대행사 참여는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행사 첫날 저녁에 개최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100인 연찬회'가 분야를 포괄해 모이는 거의 유일한 네트워킹 행사였지만, 방문자들의 구성은 협의체를 비롯해 정책을 주로 다루는 조직의 회장, 이사, 사무국장 등이 대부분이었다. 판매나 현장 실무와 연관된 활동가가 전무한 것은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안타까운 사례였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교류하고 싶은 기업과 명함 교환 등은 할 수 있었지만 부스 운영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이야기하긴 어려웠다”며 “박람회 시간 외에 자연스럽게 기업 간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적경제 소개 부족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시장을 오가던 한 택시 기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가던데 무슨 행사인지 몰랐고 학술행사라고만 생각해 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는데 이들이 박람회 관람 후에도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겠다고 느꼈다”며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순 없겠지만 박람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구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및 테크분야 기업 참여 저조...연령대와 분야별 균형 맞춰야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를 포용하는 컨셉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160여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부스전시에 참여했지만 이 중 20대나 30대가 대표인 기업이나 기술을 다루는 기업의 수는 적었다.
이를 통해 청년 사회적기업가에게는 박람회 참여의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농산물·가공식품·복지서비스 등 소비재에 특화된 전시 분위기 ▲타겟층 불일치 및 홍보 효과 저조 ▲B2B, B2G 등의 매출 발생 예측 불가 등이 젊은층의 참여 저조의 이유로 꼽혔다.
특정 품목에 치우친 분위기는 새로운 분야의 기업들이 박람회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테크를 주로 다루는 사회적경제조직의 경우 박람회 참여에 동기를 느끼지 못했다. 소셜벤처 분야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경제박람회의 경우 타 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먹거리나 서비스 등 전통적인 영역에 국한된 경우가 많아 IT 및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은 박람회 참가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셜벤처가 박람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한지 오래되지 않아 충분한 참여동기나 사회적경제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이 낮은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분야를 떠나, 전반적으로 청년은 이번 행사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전체 부대행사 가운데 2개의 행사가 제목에 '청년'을 제목에 넣었다. 이마저도 청년의 시각과 목소리를 직접 내는 방식보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청년 활동 활성화를 발제하고 토론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청년 사회적경제인은 "청년 세션이 궁금해서 가봤는데 주최기관만 달라졌지 별반 새롭지 않은 내용의 행사 같았다"며 "아예 시도를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청년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동행하는 파트너로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 중심의 ‘공급자적 시각’, 컨트롤타워의 부재..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행정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은 첫 번째 박람회부터 계속 나오는 개선 사항이다. 특히,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각 정부부처와 조직별로 '공급자적 시각'에서 대응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박람회는 전시부스를 구성하는데 있어 과거와 다르게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 등 유형별 배치에서 벗어나 푸드존, 로컬존, 패션존, 서비스존 등 업종별로 배치한 것이 차별화 지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통합행사 외 유형별 협업 ▲다양한 주무부처 관계자 통합논의 등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람회를 계기로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에 더해 사회적농업까지 다양한 유형 및 업종의 사회적경제조직이 전국에서 모였다. 통합적인 논의와 고민을 할 수 있는 드물고도 좋은 기회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관계자도 박람회를 기점으로 한 자리에 모였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 부대행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학술 및 정책 분야에서도 유형을 넘어선 논의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박람회에서조차 부처 칸막이 현상이 드러난 셈이다.
기획재정부 등 17개 정부부처(2022년 기준)와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를 비롯한 주요 사회적경제조직이 공동주최자로 매년 이름을 올리지만, 이들을 책임지고 하나로 묶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박람회 운영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유일하게 1회부터 4회까지 매번 공동주관사로 참여했지만, 매년 바뀌는 지역의 공동주관사와 함께 행사 운영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행사의 연속성 부재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박람회 홈페이지의 경우 매년 행사 때마다 내용을 리뉴얼하고 덮어쓴다. 지난 박람회 자료는 간단한 개요 형태로 제공될 뿐 상세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행사에서 박람회 홈페이지의 갤러리나 언론보도 코너에 사진과 소식이 적당한 시기에 업데이트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웹사이트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야외전시장 내 전기연장선 턱이 높아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운 환경이 방치되거나 사회적경제를 표방하는 행사장에 분리수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이전 박람회 운영에서 드러난 사항들을 누군가 챙기고 개선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기본적인 문제들이 다수 발견됐다.
한 사회적경제인은 "그해 진행하는 박람회에서 경험한 노하우와 시행착오가 다음해 박람회 준비로 이어지기 힘든 지금의 추진구조로는 내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5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역시 끝난 후에 많은 아쉬움을 남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박람회 추진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2018년, 2019년, 2022년, 2021년에 진행된 사회적경제 박람회.
사회적경제인들의 축제인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4회를 맞았다.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지난 2018년 대구에서 처음 개최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개최한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대전, 광주, 경주에서 열리며 사회적경제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박람회는 운영 측면에서 모양새를 갖춰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제약이 풀리며 다양한 체험행사와 함께 사회적경제인들이 편하게 모여서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람회가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제대로 기여하려면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장의 사회적경제인들에게 와닿지 않는 학술과 정책 중심의 프로그램 구성이 아쉬웠고,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사회적경제에 청년이 없어서 걱정은 하지만 정작 청년이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또한 기술기반의 업종이 주목 받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경제 영역은 먹거리와 서비스처럼 전통적인 영역에 머물렀다. 명칭에 '대한민국'을 달았음에도 모든 부처와 민간이 함께 하기 보다는 개별 칸막이 안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았던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로운넷>이 4회차를 맞이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리했다.
박람회는 학술행사? ‘박람회 타겟’ 모호...실용적인 프로그램 마련 필요
박람회를 구성하는데 있어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부스전시와 함께 양대 축이었던 부대행사는 학술 및 정책과 관련한 토론회와 포럼, 또는 개별조직의 행사가 주를 이뤘다. 박람회에는 사회적경제가 다루는 영역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만큼 타겟을 세분화 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적경제에 막 진입했거나 진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예를 들어, '설립 및 인증을 통한 사회적경제 진입 방법 소개'처럼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이미 사회적경제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 역시 비즈니스모델 수립과 브랜딩과 마케팅 방안 등 기업 운영에 도움되는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박람회의 부대행사 36개 중 현장에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공공기관 구매 상담회', '사회적경제 판로지원 활성화 포럼'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박람회 홈페이지 게재 프로그램 기준). 나머지 30여개 프로그램 중에 절반은 이취임식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 등 개별조직의 행사였고 나머지 절반은 정책 토론회와 학술포럼으로 구성됐다.
정책 및 제도에만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구성됨에 따라 현장 실무자들의 부대행사 참여는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행사 첫날 저녁에 개최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100인 연찬회'가 분야를 포괄해 모이는 거의 유일한 네트워킹 행사였지만, 방문자들의 구성은 협의체를 비롯해 정책을 주로 다루는 조직의 회장, 이사, 사무국장 등이 대부분이었다. 판매나 현장 실무와 연관된 활동가가 전무한 것은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안타까운 사례였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교류하고 싶은 기업과 명함 교환 등은 할 수 있었지만 부스 운영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이야기하긴 어려웠다”며 “박람회 시간 외에 자연스럽게 기업 간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적경제 소개 부족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시장을 오가던 한 택시 기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가던데 무슨 행사인지 몰랐고 학술행사라고만 생각해 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는데 이들이 박람회 관람 후에도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겠다고 느꼈다”며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순 없겠지만 박람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구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및 테크분야 기업 참여 저조...연령대와 분야별 균형 맞춰야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를 포용하는 컨셉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160여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이 부스전시에 참여했지만 이 중 20대나 30대가 대표인 기업이나 기술을 다루는 기업의 수는 적었다.
이를 통해 청년 사회적기업가에게는 박람회 참여의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농산물·가공식품·복지서비스 등 소비재에 특화된 전시 분위기 ▲타겟층 불일치 및 홍보 효과 저조 ▲B2B, B2G 등의 매출 발생 예측 불가 등이 젊은층의 참여 저조의 이유로 꼽혔다.
특정 품목에 치우친 분위기는 새로운 분야의 기업들이 박람회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테크를 주로 다루는 사회적경제조직의 경우 박람회 참여에 동기를 느끼지 못했다. 소셜벤처 분야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경제박람회의 경우 타 박람회와 비교했을 때 먹거리나 서비스 등 전통적인 영역에 국한된 경우가 많아 IT 및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은 박람회 참가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셜벤처가 박람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한지 오래되지 않아 충분한 참여동기나 사회적경제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이 낮은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분야를 떠나, 전반적으로 청년은 이번 행사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전체 부대행사 가운데 2개의 행사가 제목에 '청년'을 제목에 넣었다. 이마저도 청년의 시각과 목소리를 직접 내는 방식보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청년 활동 활성화를 발제하고 토론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청년 사회적경제인은 "청년 세션이 궁금해서 가봤는데 주최기관만 달라졌지 별반 새롭지 않은 내용의 행사 같았다"며 "아예 시도를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청년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동행하는 파트너로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 중심의 ‘공급자적 시각’, 컨트롤타워의 부재..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행정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은 첫 번째 박람회부터 계속 나오는 개선 사항이다. 특히,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각 정부부처와 조직별로 '공급자적 시각'에서 대응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박람회는 전시부스를 구성하는데 있어 과거와 다르게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 등 유형별 배치에서 벗어나 푸드존, 로컬존, 패션존, 서비스존 등 업종별로 배치한 것이 차별화 지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통합행사 외 유형별 협업 ▲다양한 주무부처 관계자 통합논의 등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람회를 계기로 자활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마을기업에 더해 사회적농업까지 다양한 유형 및 업종의 사회적경제조직이 전국에서 모였다. 통합적인 논의와 고민을 할 수 있는 드물고도 좋은 기회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관계자도 박람회를 기점으로 한 자리에 모였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 부대행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학술 및 정책 분야에서도 유형을 넘어선 논의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박람회에서조차 부처 칸막이 현상이 드러난 셈이다.
기획재정부 등 17개 정부부처(2022년 기준)와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를 비롯한 주요 사회적경제조직이 공동주최자로 매년 이름을 올리지만, 이들을 책임지고 하나로 묶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박람회 운영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유일하게 1회부터 4회까지 매번 공동주관사로 참여했지만, 매년 바뀌는 지역의 공동주관사와 함께 행사 운영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행사의 연속성 부재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박람회 홈페이지의 경우 매년 행사 때마다 내용을 리뉴얼하고 덮어쓴다. 지난 박람회 자료는 간단한 개요 형태로 제공될 뿐 상세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행사에서 박람회 홈페이지의 갤러리나 언론보도 코너에 사진과 소식이 적당한 시기에 업데이트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웹사이트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야외전시장 내 전기연장선 턱이 높아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운 환경이 방치되거나 사회적경제를 표방하는 행사장에 분리수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이전 박람회 운영에서 드러난 사항들을 누군가 챙기고 개선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기본적인 문제들이 다수 발견됐다.
한 사회적경제인은 "그해 진행하는 박람회에서 경험한 노하우와 시행착오가 다음해 박람회 준비로 이어지기 힘든 지금의 추진구조로는 내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5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역시 끝난 후에 많은 아쉬움을 남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박람회 추진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링크
- 이전글KTX역사 한복판에서 사회적경제기업과 즐기는 쇼캉스 22.07.25
- 다음글"협동조합 기본법 10년, 도약 위해 ‘진흥’으로 협동조합 담론 변화 필요” 2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