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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시행 앞둔 고향사랑기부제, 새로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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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성시사회적경제센터 조회 1,717회 작성일 22-12-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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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고향사랑기부제 국제포럼 개최
일본 주요 사례 통해 제도 방향 모색
“지역주민-기부자 잇는 플랫폼 중요해”

고향사랑기부금 제도가 내년 1월 1일 본격 시행을 앞뒀다. 한국보다 앞선 지난 2008년 고향납세를 추진해 2020년 8조원 넘는 실적을 올린 일본 사례를 통해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청년허브 다목적홀에서 2022 고향사랑기부제 국제포럼이 개최됐다. ‘청년의 새로운 기회와 지역 활성화’를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 청년, 민간,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기부금 사용처,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르게 설계해야

2022 고향사랑기부제 국제포럼에서 조인선 강원도 양구군 인구정책TF 팀장의 발표 자료./출처=줌 화면 갈무리

먼저 조인선 강원도 양구군 인구정책TF 팀장이 ‘양구의 실험: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접근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팀장에 따르면 일본의 고향세는 12월쯤 급여생활자들이 연말 소득공제를 계산해 60~70만원을 기부하고, 와규나 대게 같은 고급 답례품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부금 10만원 정도를 내고 3만원 짜리 답례품을 받는 정도로 예상된다. 

‘3만원 짜리 답례품을 받기 위해 과연 기부할까’라는 의문에 합리적 이성을 방해할 감성적 무기라는 답을 제시할 수 있다. 지역문제 해결형 답례품이나 정부 크라우드펀딩(GCF) 등을 통해 기부자들이 직접 사업을 주도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현재 양구군에서는 고향사랑기부금을 통해 군인사랑 안내소 설치, 산촌유학 체험, 농가 판로확보, 공정여행 등을 고려 중이다. 

조 팀장은 “기부금을 모으는 과정에 다양한 민간 영역이 참여해 관계인구화를 지향하고, 여러 사회적 생태계가 주체가 되어 기존 예산사업과 차원이 다른 영역에 기부금 사용해야 한다”며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민과 관계인구를 잇는 공유지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日 90% 사용하는 플랫폼 “GCF 규모 늘려야”

2022 고향사랑기부제 국제포럼에서 일본 카와무라 켄이치 (주)트러스트뱅크 대표이사의 발표 자료./출처=줌 화면 갈무리

일본 카와무라 켄이치 (주)트러스트뱅크 대표이사는 ‘고향세 쌍방향 플랫폼 등장 배경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트러스트뱅크는 일본 1788개 지자체 중 90% 이상인 1650개와 연계해 고향세를 내면 답례품을 주는 플랫폼 ‘후루사토초이스’를 2012년부터 운영 중이다. 사용처를 밝혀 공감을 사서 기부를 유도하는 GCF와 재해 시 자금을 조달하는 플랫폼도 함께 운영한다.

카와무라 대표에 따르면 고향세는 △납세자가 기부처를 직접 선택하는 제도 △태어난 고향과 신세 진 지역, 응원하고 싶은 지역 등에 힘이 되는 제도 △지자체가 국민에게 고향세 참여를 호소하며 다른 지자체와 경쟁하며 지역 본연의 자세를 생각하게 하는 3가지 이념을 가졌다.

지난 9년간 플랫폼을 통해 모은 기금은 답례품 분야에서 약 1조엔, GCF 분야에서 120억엔으로 약 1.2% 수준이다. 트러스트뱅크는 일본 전체의 문제해결 도구로 GCF를 더 확산시키고, 고향세를 활용해 전국 지자체가 공통 과제에 함께 대응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카와무라 대표는 “답례품을 이용한 고향납세도 중요하지만 GCF의 사용처를 명확히 밝혀 기부를 유도하는 게 의의가 매우 크고, 어떻게 더 확산해 나가느냐가 일본의 과제다”라고 말했다.


2022 고향사랑기부제 국제포럼에서 후루카와 야스시 중의원(오른쪽)과의 대담 장면./출처=줌 화면 갈무리

이어진 특별대담에서는 후루카와 야스시 중의원(3선·前일본 사가현 지사)이 온라인을 통해 고향납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일본의 고향세는 어렸을 때는 지역에서 교육을 받으며 혜택을 받다가 청년이 돼서는 큰 도시에 나가 납세를 하고, 은퇴를 하고 나서는 다시 고향에 돌아와 지역 복지에 기대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다. 

후루카와 중의원은 “지방세는 그 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이상 걷기 힘든 세금”이라며 “세금을 기부금으로 만들면 사람들이 더 많이 기부하려 하지 않을까 생각해 시작했다. 또 하나는 기부의 용처를 기부자가 직접 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반영됐다. 한국 제도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제도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공무원-시민단체-민간기업 각 분야에서 역할 중요

지정토론에 참여한 권선필 목원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좌장), 이와나가 코조 일본 사가현 현민환경부 부부장, 네키 카오리 공익사단법인 CIVIC FORCE 대표이사(왼쪽부터)의 모습./출처=줌 화면 갈무리

마지막 지정토론에서 이와나가 코조 일본 사가현 현민환경부 부부장은 “기존 공무원들은 어떤 사업에 예산을 잡고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다 부족하면 포기했는데, 고향세 도입 이후 시민사회조직(CSO)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 덕분에 포기하는 사업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과 CSO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부자와 지역주민을 잇는 플랫폼을 민간에서 영향력 가진 기업이 만드는 등 각 분야에서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네키 카오리 대표이사는 사가현의 대표 재해지원 CSO인 공익사단법인 씨빅 포스(CIVIC FORCE)를 이끈다. 그는 “도쿄에 본부가 있지만 사가현으로 이주해 활동 중”이라며 “현재 조직 예산의 1/3 정도를 고향세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고향세 활동 전에는 재해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모금을 시작했는데, 고향세 지원 이후로는 준비에 투자를 많이 해서 기부의 규모 자체도 커지고 금액도 늘어났다. 단체가 규모를 유지하는데 고향세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호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연구위원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할 때 플랫폼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혜자와 기부자들에게 문이 돼주어야 하는 만큼, 경직되거나 닫혀있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의 방향은 지역주민, 청년 등 이용자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처럼 설계돼야 하고,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모금이 다양해진다면 액수가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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